포항 앞바다 가스·원유 매장 발견, 울산 석유화학 산업 도약 기대

대한민국을 산유국 반열에 올린 동해가스전이 가동 중단 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98년 울산 남동쪽 58㎞ 해상에서 발견된 동해가스전은 석유공사의 20년간 탐사 끝에 개발되었으며,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약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천연가스와 초경질유를 생산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세계 95번째 산유국이 되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포항 앞바다에 대규모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140억 배럴에 달하는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 매장량은 천연가스 기준 최대 29년, 석유 기준 최대 4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정부는 지난해 동해 가스전 주변에 추가 자원 매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에 분석을 맡겼으며, 이번 결과는 국내 석유·가스산업에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발견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지역인 울산은 다시 한번 산업 메카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즉각 환영 성명을 내며 울산의 최대 수혜 가능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동해가스전은 탄소 감축의 거점으로 재활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곳에 연간 40만 톤씩 최대 30년간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지역 정유·화학 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압축해 동해가스전 수심 1,000m 지하공간에 저장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울산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전국 1위’라는 오명을 벗고 세계적인 CCUS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다.
새로운 자원 개발과 기존 가스전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호재가 찾아온 울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가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시점이다.